뇌전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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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腦電症, epilepsy)은 대뇌 피질의 신경세포가 일시적이고 불규칙적으로 과도하게 흥분하여 발작이 반복되는 만성 신경질환이다. 과거에는 '간질(癎疾)'이라 불렸으나,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을 해소하기 위해 뇌전증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발작이 24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고 2회 이상 발생하거나, 단일 발작이라도 재발 가능성이 높은 병리적 변화가 확인될 때 진단한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가 앓고 있는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뇌졸중 및 치매와 함께 3대 신경계 질환으로 꼽힌다.
정의 및 진단 기준
뇌전증은 전해질 불균형, 알코올 금단, 요독증 등 일시적인 신체적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발작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상태를 의미한다. 국제뇌전증연맹(ILAE)의 정의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경우에 뇌전증으로 진단한다.
- 비유발성 발작의 반복: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24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고 2회 이상의 발작이 발생한 경우.
- 높은 재발 위험: 단 한 번의 발작이라도 뇌 MRI 등 영상 검사에서 병리적 변화가 발견되어 향후 10년 내 재발 가능성이 60% 이상으로 예측되는 경우.
- 뇌전증 증후군: 특정 임상 양상과 검사 결과를 보이는 뇌전증 증후군으로 진단된 경우.
단순히 중독이나 일시적인 대사 이상으로 유발된 단발성 발작은 뇌전증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인 및 발생 기전
뇌전증의 근본 기전은 대뇌 피질에서 일어나는 과도하고 비정상적인 전기 활동이다. 뇌세포는 전기적 신호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데, 이 신호가 통제되지 않고 과다하게 방출되면 발작이 일어난다.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한다.
- 구조적 원인: 뇌졸중, 뇌종양, 뇌 손상, 뇌 감염, 출생 시 결함 등 후천적인 뇌 질환.
- 유전성 원인: 이온 통로를 구성하는 유전자 돌연변이 등 유전적 결함.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일반인보다 약 4~5% 높다.
- 대사성 원인: 유전적 결함에 의한 대사 장애.
- 원인 불명(특발성):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은 명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으며, 아직 밝혀지지 않은 유전적 요인으로 추정된다.
증상 및 분류
발작의 양상은 비정상적인 전기 활동이 시작되는 부위와 퍼져나가는 범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 전신 발작: 대뇌 양쪽 반구에서 동시에 시작되는 발작이다. 몸 전체가 격렬하게 떨리는 '전신 강직-간대 발작(대발작)'과 잠시 의식을 잃고 멍해지는 '결신 발작(소발작)' 등이 포함된다.
- 부분 발작: 뇌의 특정 국소 부위에서 시작되는 발작이다. 한쪽 팔다리만 떨리거나 이상 감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의식 유지 여부에 따라 단순 부분 발작과 복합 부분 발작으로 나뉜다.
- 부차적 외상: 발작 중 발생하는 추락이나 사고로 인해 골절 등 외상을 입기도 한다.
진단 검사
뇌전증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와 목격자의 진술을 통한 병력 청취이다. 발작의 양상, 지속 시간, 전조 증상 등을 확인하여 실신이나 다른 질환과 감별한다.
- 뇌파검사(EEG): 뇌의 전기 활동을 기록하여 비정상적인 파형을 찾아낸다. 발작의 유형과 발생 부위를 파악하는 데 필수적이다.
- 뇌 영상 검사(MRI, CT): 뇌종양, 뇌경색, 뇌기형 등 구조적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시행한다.
- 비디오 뇌파 모니터링: 장시간 뇌파와 환자의 행동을 동시에 기록하여 정확한 진단을 돕는다.
- 혈액 검사: 전해질 이상이나 대사 질환 등 발작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원인을 배제하기 위해 시행한다.
치료 및 예후
치료의 목표는 발작을 완전히 조절하여 환자가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도록 돕는 것이다.
| 치료 단계 | 방법 및 특징 |
|---|---|
| 1단계: 약물치료 | 항경련제를 사용하며, 전체 환자의 약 70~80%는 약물로 발작이 조절된다. |
| 2단계: 수술적 치료 |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환자(20~30%) 중 뇌 병소가 명확한 경우 시행한다. |
| 기타 치료 | 미주신경자극술(VNS), 뇌심부자극술(DBS), 케톤식이요법(주로 소아) 등이 있다. |
적절한 치료를 받는 환자의 대다수는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사회적 인식 부족으로 인해 환자의 약 20~30%만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